물에 불리지 않고 직접 가루 내는 신품종 쌀,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Let EAT 高]물에 불리지 않고 직접 가루 내는 신품종 쌀,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1138
0
SHARE

물에 불리지 않고 직접 가루 내는 신품종 쌀,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지난해 350㎏ 생산한 ‘한그루’ 쌀이 그 주인공

 

-현미경으로 보면 속에 간극 많아 가루로 빻기 쉬워

 

-단위면적당 수확량 많지만 밥쌀론 사용 불가

 

-밀처럼 둥근 형태의 전분 구조 가진 쌀 개발은 세계 최초

 

-농진청 정황근 청장이 꼽은 농작물 분야‘최고 기대주’

White rice in a wooden bowl and scoop on a white background.

물에 불리지 않으면 가루내기가 힘들다는 쌀의 최대 약점을 제거한 쌀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이 2016년에 개발해 350㎏ 가량을 수확한 쌀가루 전용 쌀 품종 ‘한가루’다. ‘한가루’는 ‘크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 ‘한’과 분말을 의미하는 ‘가루’의 합성어다.

기존의 쌀은 단단해서 물에 넣어 불리지 않으면 가루로 빻기 힘들었다. 도정된 생쌀을 바로 제분할 수도 있지만(건식 제분) 이 방법을 쓰면 쌀가루에서 겨른내가 나고 손상 전분이 많이 생기며 반죽성이 떨어지고 오래 저장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전분의 형태가 둥글어서 물에 침지하지 않고 바로 제분할 수 있는 밀은 쌀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제분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

밀의 ㎏당 제분비용은 200∼300원으로 쌀 제분비용(습식 제분, ㎏당 600원)의 1/3∼1/2 수준이다.

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신품종 쌀인 ‘한가루’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속에 공기층인 간극(틈)이 많아서 간극이 없는 일반쌀보다 훨씬 가루로 빻기 쉽다.

‘한가루’의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높다는 것도 돋보인다. 일반 쌀을 5㎏ 생산할 수 있는 논에 ‘한가루’를 심으면 6.5㎏ 수확된다.

농촌진흥청 정황근 청장은 “밀엔 글루텐(단백질의 일종)이 있어 빈속에 먹으면 속이 더부룩할 수 있지만 ‘한가루’에서 얻은 쌀가루엔 글루텐이 일절 없다”며 “‘한가루’ 쌀에 건식 제분 기술을 적용하면 쌀가루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한가루’는 쌀알이 부드러운 연질미다. 일반 쌀에 비해 전분입자가 둥글고 조직이 치밀하지 않아 당화(맛이 없는 다당을 가수분해해 단 맛이 나는 환원당으로 바꾸는 것)할 때 전분이 뭉치지 않고 발효가 잘된다. 최근 개발된 쌀 맥주에 ‘한가루’ 품종 현미가 40%가 포함된 것은 그래서다.

밀처럼 둥근 형태의 전분 구조를 가진 쌀이 개발된 것이 이번이 세계 최초다.

‘한가루’ 쌀은 현재 비닐하우스에서 씨앗을 생산 중이다. 내달부터 논에 씨를 뿌려 재배를 시작할 예정인데 올해 말 50t가량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35t은 식품 제조에 밀가루를 사용하는 국내 기업에 보급할 예정이다. 나머지 15t은 종자 증식에 사용키로 했다.

국내 소비자가 ‘한가루’ 쌀을 직접 이용하게 되는 시기는 내후년 말쯤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내년에도 가능하다.

정 청장은 “과거엔 쌀이 부족하면 가공용 쌀의 수급을 줄였지만 ‘한가루’ 쌀은 밥쌀론 사용할 수 없어 수급 문제도 없다”며 “‘한가루’ 쌀을 통해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인 밀가루 시장을 최소 10% 이상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한가루’쌀의 가루를 가공해 만든 빵ㆍ면ㆍ맥주 등 시제품은 학계ㆍ전문가 그룹에서 밀가루 대체 상품으로 가치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CJ제일제당ㆍ농심 등 국내 식품 대기업이 관심을 보인 ‘한가루’ 품종의 쌀가루는 라면ㆍ국수ㆍ파스타ㆍ빵 등 다양한 가공식품의 원료로 쓰일 수 있어 앞으로 국민 식탁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
# 전화: 02-6300-2850(2852), 070-4710-8393
# 메일: kofrum@kofrum.com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