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 의외로 잘 못 알고 있는 것이 많다

[기자간담회] 식이섬유, 의외로 잘 못 알고 있는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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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1

어린이 60만명, 식이섬유 과다 섭취로 성장 방해 우려

 

-어린이의 식이섬유 ‘편애’는 성장 장애ㆍ설사ㆍ복부 팽만 유발 가능
-50대 이상 3명 중 1명은 식이섬유 과다 섭취
-과일ㆍ꿀ㆍ설탕은 어린이에게 위험한 ‘음식 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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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 국민 3명 중 1명이 식이섬유를 불필요하게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 60만명가량은 식이섬유를 충분섭취량 이상 섭취, 성장 장애ㆍ설사 등 건강상 손해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이섬유, 의외로 잘 못 알고 있는 것이 많다’를 주제로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문진수 교수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낸 ‘2015년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세 이하 어린이의 3.7∼8.6%(약 60만명)가 식이섬유를 충분섭취량 이상으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참 자라는 어린이가 식이섬유를 과량 섭취하면 칼슘의 체내 흡수가 줄어 키가 덜 자라는 등 성장 장애와 설사, 복부 팽만 등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조사 연도 2013년) 결과에 따르면 식이섬유의 충분섭취량 이상 섭취율은 50∼64세에서 37.8%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65∼74세 노인(33.5%), 75세 이상 노인(31%), 30∼40대(21%), 20대(10.8%), 15∼18세(8.6%), 1∼2세(6.5%), 12∼14세(6.1%), 9∼11세(5.5%), 6∼8세(4.6%), 3∼5세(3.7%) 순(順)으로, 나이 들수록 식이섬유 과다 섭취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충분섭취량은 ‘이 정도 먹으면 충분하다고 여겨져 더 이상 먹을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소비자가 흔히 알고 있는 권장섭취량과는 개념이 다르다. 충분섭취량 이상 섭취하는 것은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도 “식이섬유의 과다 섭취는 지나친 가스 생산ㆍ복통 유발 또는 악화, 비타민ㆍ미네랄ㆍ단백질의 흡수 저해 등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린이가 어린이가 식이섬유를 충분섭취량 이상 섭취하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문 교수는 “2세 미만의 어린이에겐 일반적인 이유식과 식사에 포함된 식이섬유의 양만으로도 충분하므로 식이섬유를 따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 국민의 통상적인 세 끼 음식 안엔 식이섬유가 충분히 들어 있으므로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한 식이섬유 부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식이섬유의 과다 섭취로 인한 과도한 가스 생성ㆍ복통ㆍ설사 유발과 비타민ㆍ미네랄ㆍ단백질 체내 흡수율 감소를 우려해야 한다고 했다.

 

문 교수는 간담회에서 배숙을 먹은 뒤 설사를 시작해 체중이 19%나(10㎏에서 8.1㎏으로) 줄어 든 생후 13개월 된 여아의 사례를 들었다.

 

문 교수는 “배 등 과일과 꿀ㆍ설탕이 포함된 음식은 영ㆍ유아에게 위험한 조합이 될 수 있다”며 “과일ㆍ꿀ㆍ설탕은 과민성 장증후군이 되도록 적게 섭취하는 것이 이로운 포드맵(FODMAP) 식품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어린이에겐 만성 복통증의 형태로 주로 나타나며 전체 소아과 환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드맵이란 장(腸)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 특정 당(糖) 성분들의 집합이다. 발효가 가능한 올리고당ㆍ이당류ㆍ단당류ㆍ폴리올을 가리킨다. 여기서 설탕은 대표적인 이당류이고, 과일ㆍ꿀의 과당(果糖)은 단당류다. 사과ㆍ배ㆍ수박ㆍ마늘ㆍ양파ㆍ양배추 등은 일반인에겐 웰빙 식품이지만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겐 가급적 적게 먹는 것이 좋은 요주의 식품인 셈이다. 올리고당ㆍ자일리톨(폴리올의 일종)ㆍ사과ㆍ배 등의 식품의 섭취를 줄이면 과민성 장증후군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최근 소화기내과 등 의료계에서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게 저(低) 포드맵 다이어트를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일부 건강기능식품엔 식이섬유가 성인의 하루 충분섭취량(20∼25g) 이상 들어 있어 과량 섭취로 인한 부작용 발생이 우려된다.

 

한국소비자원 하정철 박사는 “식이섬유 제품 라벨에 ‘과량 섭취 시의 부작용’ 등 주의 문구를 표시하도록 하는 등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tab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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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몰랐던 식이섬유에 대한 7가지 오해와 진실

-‘식이섬유니까 무조건 많이 먹고 보자’는 생각부터 잘못
-식이섬유 흡착력 강하지만 피아 구분 못하는 것이 문제
-과잉의 식이섬유가 철분ㆍ칼슘 흡착하면 빈혈ㆍ골다공증 유발
-게실염ㆍ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게 식이섬유는 ‘독’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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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에게 ‘웰빙 이미지’로 각인된 식이섬유이지만 양면이 있다. 의외로 식이섬유는 복잡ㆍ난해하고 오해를 부르는 부분이 많다. ‘식이섬유니까 무조건 많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부터 잘 못이다. 식이섬유에 대한 대중의 호의적인 인식에 편승해 제품 라벨에 ‘식이섬유 풍부(고)’라고 큼지막하게 표시, 소비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주최로 2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선 식이섬유에 대한 7가지 오해와 진실이 집중 거론됐다.

1. 식이섬유의 흡착 능력은 건강의 ‘수호천사’다?

식이섬유의 힘(효능)은 흡착력에서 나온다. 물ㆍ지방ㆍ콜레스테롤에 달라붙어(흡착해) 체외로 배설시킴으로써 다이어트ㆍ고지혈증 개선을 돕는다.

신한대 식품영양학과 김영성 교수는 “식이섬유의 흡착력은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아 철분ㆍ칼슘 등 소중한 미네랄까지 체외로 배출시키므로 과잉의 식이섬유는 빈혈ㆍ골다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 식이섬유는 일단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는 적정량 섭취하면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낮춰주고 변비ㆍ비만 예방을 돕는 착한 성분이다. 하지만 과다 섭취하면 경련성 변비ㆍ과민성 대장증후군ㆍ가스 생성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성장도 방해하는 ‘악동’이다.

서울과학기술대 식품공학과 김지연 교수는 “식이섬유를 과다 섭취하면 철분ㆍ아연ㆍ칼슘 등 필수 미네랄과 지용성(脂溶性) 비타민의 체내 흡수율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의 식이섬유 과다 섭취는 성장 장애ㆍ설사ㆍ복부 팽만 등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

3. 식이섬유는 어린이 변비 예방에 이롭다?

성인이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변의 양이나 부피가 늘어나 변비 예방에 유효하다. 하지만 변비 예방 목적으로 어린이에게 식이섬유 섭취를 권하긴 힘들다.

김지연 교수는 “식이섬유가 어린이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인지를 추적한 연구는 몇 편 안 되는데다가 결론이 정반대인 논문도 있다”며 “특히 장(腸)에서 물을 포획하는 능력이 없는 불용성(不溶性) 식이섬유를 충분한 물 없이 섭취하면 변이 딱딱해져 변비ㆍ치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현미ㆍ통보리ㆍ통밀 등 통곡과 채소 등에 풍부하다.

4. 식이섬유는 체중 감량을 돕는다?

식이섬유 섭취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선 아이는 물론 성인에서도 정설이 아직 없다. 관련 연구결과가 부족한데다 결론도 유ㆍ무용으로 엇갈리기 때문이다.

5. 식이섬유는 암 예방 성분이다?

김지연 교수는 “식이섬유 섭취가 대장암 예방을 도울 것으로 기대되지만 대장암 발생위험을 낮춰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며 “유방암 등 다른 암 예방 효과는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했다”고 조언했다.

6. 게실염 환자는 식이섬유를 보충해야 한다?

식이섬유 섭취가 너무 적으면 대장에 게실이 생길 수 있다. 게실에 식물의 껍질ㆍ씨앗 등 음식이 들어가면 게실염이 발생한다. 게실염 환자에게 껍질ㆍ씨앗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의 섭취를 최대한 피하라고 하는 것은 그래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급성 게실염이 있거나 크론병ㆍ궤양성 대장염이 급격히 악화됐거나 대장암 또는 수술 후 장 유착 등으로 인해 장폐색이 우려될 때는 식이섬유 섭취를 잠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겐 식이섬유가 ‘약’이다?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게 식이섬유의 과잉 섭취는 손해다.

이동호 교수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밀기울은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의 55%에서 증상을 악화시키며, 10%에서만 호전을 보였다”며 “밀기울 섭취 뒤 복통과 가스가 찬 느낌도 더 많이 호소했다”고 말했다. 과민성 장후군 환자가 피해야 할 이른바 포드맵(FODMAP) 식품의 ‘O’, 즉 올리고당도 식이섬유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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